가브리엘 보뇌르 샤넬(Gabrielle Bonheur Chanel), 크리스찬 디올 (Christian Dior), 구찌오 구찌(Guccio Gucci).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너무 쉽다면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앙드레 드랭(Andre Derain), 모리스 드 블라맹크(Maurice de Blaminck)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물음에 모두 대답을 할 줄 안다면 그대, 패션과 미술에 나름 조예가 깊다고 자부해도 좋다.
정답을 말하자면 샤넬, 디올, 구찌의 공통점은 모두 패션계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디자이너들이며 마티스, 드랭, 블라맹크의 공통점 또한, 미술사에 큰 획을 그었던 화가들이다. 그렇다면 디스플레이 역사에 큰 획을 그은 OLED가 이들과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디자인과 미술에서 크게 중요한 것은 패턴(Pattern), 색(Color), 영감(Inspiration) 이다. 먼저 패턴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보통 패션업계에서는 옷을 디자인할 때 ‘패턴을 뜬다‘는 표현을 하는데 패션에서 말하는 패턴은 단순한 무늬의 나열 뿐만 아니라 옷을 이루는 세부적인 디자인을 뜻한다. 미술에서는 선의 움직임, 질감 등을 들 수 있다. 샤넬, 디올, 구찌 모두 디자인으로 시대의 변화를 이끌었는데 특히 샤넬은 여성복과 남성복의 경계를 허물어 당시 여성성을 상징하던 코르셋, 치마 등을 과감하게 엎어버린 디자이너이다. 즉 패턴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OLED는 디스플레이가 가지는 외형을 직사각형에서 탈피시킨 최초의 디스플레이다. 또한 액정을 사용하지 않고 스스로 발광을 하기 때문에 패널 테두리에서 발생하는 빛샘 현상이 없어 (불을 끄고 노트북에 검은 화면을 띄우면 테두리 빛샘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O’ 모양의 디스플레이, 곡선부의 테두리를 가지는 디스플레이가 가능해졌으며 심지어 돌돌 말 수 있는 Rollable 까지, OLED는 패턴의 제약을 깨뜨렸다.
반면 마티스, 드랭, 블라맹크는 한 마디로 강렬한 원색의 물감 덩어리와 거친 선이 난무하는 충격적인 회화를 선보였는데 이는 ‘야수파’라는 새로운 미술의 지평을 열었다. 당시 미술관과는 굉장히 다른 새로운 시도였기에 초창기에는 많은 혹평이 있었으나 곧 야수주의(Fauvism)가 탄생했는데 여기서 ‘야수’란 연두색과 푸른색의 얼굴을 한 인물들처럼 당혹스러운 색채와 맹렬한 필치, 다듬어지지 않은 형태를 지칭하는 말로 이해되었다. 이 또한 패턴의 변화를 의미하며 그 중 가장 큰 비난을 받은 마티스의 작품은 전시회 주최 측으로부터 전시하기 꺼려했던 ‘모자를 쓴 여인’으로 이 작품이 야수파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OLED 또한 R, G, B 각각의 픽셀이 스스로 특정 파장의 빛을 내므로 그야말로 변색되지 않은, 원색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액정의 물리적 구동을 통해 빛의 투과도를 조절하고 컬러필터로 색을 구현한 LCD와 달리 픽셀 각각의 전압을 조절하여 빛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빛을 정확하게 구현 가능할 수 있다. 또한 픽셀 하나하나 on/off 가 가능하여 더욱 고화질의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데 이로 말미암아 야수파의 거친 붓터치를 세밀하게, 강렬한 원색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패턴의 변화와 과감한 색으로 이름을 날린 이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것이 바로 영감(Inspiration)이다. 영감은 예술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실체가 없는 추상적인 개념으로서 패턴을 통해, 색을 통해 자신의 영적 에너지를 분출하고자 하는 예술가의 본능과 내면의 욕망은 이들을 최고의 자리로 이끌었을 것이다. 최고의 디스플레이를 만들고자 하는 엔지니어들의 욕망 덕분에 탄생한, TV 패널 자체에서 소리가 나는 Cinematic Sound OLED 기술 또한 OLED를 최고의 위치로 자리매김 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2020년 기준 전 세계 메이저 TV 제조사 16개 사가 프리미엄 TV로 OLED TV를 선택했다는 객관적 수치로도 OLED의 현재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패턴(형태)과 색의 변화가 시대의 변화를 이끌었을 만큼 큰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현대 사회에 적용해 보았을 때, OLED가 이룬 디스플레이 Foam factor의 변화와 정확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디스플레이 기술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21세기를 대표하는 기술로서 시대의 흐름에 큰 획을 그었다 해도 무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스플레이에서 실제 색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라는 물음에 대한 다양한 예술업계 종사자들의 대답으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히치콕은 가장 기본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색채, 디자인, 빛’ –데이빗 핀처-, 세계적인 거장 데이빗 핀처 감독이 서스펜스의 대가 히치콕 감독을 보고 한 말입니다. 시각 매체인 영화에서 감독들이 색감을 얼마나 중요시 여기는지 단 번에 알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영화감독 허현웅
‘색은 조명에 따라 영향을 받으므로 조명에 따라 느낌과 이미지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디스플레이에서 옷 자체의 고유한 색을 보어주어야만 옷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고 옷을 만든 디자이너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패션디자인학과 이현수
‘색은 때론 작품에서 주제가 될 정도로 중요한 의도를 담고 있다. 동시대의 미술이 전시장을 넘어서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웹 아카이빙을 통해 소비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색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는 작품을 화면 안에 ‘의도대로’ 전시할 수 있게 해준다.’
-서울대학교 조소과 김태훈
‘흔히 빨간색이라고 하는 색에도 정말 다양한 색이 존재합니다. 미묘한 차이를 정확하게 전달해야만 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의류업계 종사자 김XX (익명 요청)
‘색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상품이 화면에서 본 것과 실제와 다르다며 반품을 하는 고객들이 있어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의류업계 종사자 임효서
‘머리 색상을 내기 위해 빨강, 노랑, 초록 등 다양한 색을 섞는데 디스플레이의 밝기나 종류에 따라 색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서 색을 정확하게 보여주어야만 손님이 원하는 색을 낼 수 있습니다. 특히 애쉬 계열은 초록 빛이 더 강한지, 푸른 빛이 더 강한지 정확하게 보여주어야만 합니다.’
-헤어디자이너 Kris
‘그래픽을 디자인하는 입장에서, 색은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고 발길을 멈출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과를 예로 들자면, 사과의 고유색보다 더 맛있어 보일 수 있도록 기억색을 구현해 맛과 향을 상상할 수 있도록 표현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풍부한 색 표현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양규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