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부에 본격적으로 디스플레이가 들어오기 시작한 계기는 GPS를 기반으로 하는 네비게이션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현재에는 네비게이션을 부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LCD 기반의 CID에서 손쉽게 경로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CID란 Center Information Display의 약자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하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LCD 기반의 CID는 LCD의 태생적 구조로 인해 화면이 평평하고 직사각형이라는 디자인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 반면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소자여서 다양한 모양의 Form factor가 가능하며 완벽한 Black의 표현으로 깊이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플라스틱 기반의 OLED인 pOLED는 구부리거나 휠 수 있어 더욱 고급스럽기 때문에 프리미엄 차량에는 이러한 pOLED 제품을 채택하기도 한다. 유리 기반의 OLED 또한 매우 얇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구부리거나 휠 수 있지만, 운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하는 이유로, 사고가 났을 때 잘게 깨지는 G-OLED (Glass-OLED) 보다는 pOLED (Plastic OLED) 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에 더 적합하다.

<차랑용 pOLED로 만든 계기판과 CID, 제공: LG디스플레이 기업블로그 디스퀘어>
그렇다면 왜 모든 차량에서 pOLED를 채택하지 않는 것일까?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자동차를 사용하는 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 여름에 주차된 차량의 내부 온도는 50~60도를 육박하며 한 겨울에는 영하까지 내려간다. 어느 나라는 고온 다습하며, 어느 나라는 저온 건조하다. 즉, 자동차용 pOLED는 이러한 극한 환경에서도 성능을 낼 수 있어야 하며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가 극한 온도, 습도,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더라도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또한, 운전을 하다 유리에 비친 햇빛에 의해 눈부신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눈부심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빛의 반사를 최소화 해야만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사광은 줄이면서,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빛은 어느 자리에 앉은 사람에게나 잘 보여야만 하므로 시야각이 넓어야 하며 휘도 또한 높아야만 한다. 여기에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자동차 내부에서 화재 발생 시, 불의 확산을 막는 난연 특성 또한 중요하다. 이렇듯, 자동차용 pOLED는 기술적 완성도와 사용자의 안전과 환경 특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OLED 기술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기술적 난제를 극복한다면 자동차의 정보 디스플레이로써 pOLED는 완벽한, 그리고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될것이다.
다만 위의 내용이 현재의 자동차 환경에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었을 때의 이야기라면, 미래 자동차 환경에서의 OLED의 가능성은 더 무궁무진하다. 가령,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된다고 가정해보자. 운전자의 조작이 필요 없어진 상황에서, 자동차에서도 엔터테인먼트를 맘껏 즐길 수 있다. OLED의 화질 우수성, 압도적 시야각을 통해 자동차에서도 극장 같은 컨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며 지금까지 디스플레이가 정보만 전달해 주었다면, 이제는 정보만 제공하는 디스플레이에서 벗어나 재미까지 제공하는, Infotainment 기기로서 재탄생할 것이다.
pOLED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로 지속 발전하고 있는 만큼, 멀지 않은 미래에 pOLED가 적용된 디스플레이를 모든 자동차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