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내 눈 앞에 있는 작품이 화가가 붓으로 그린 것인지, 사진으로 촬영한 것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입체감만 더하면 마치 실제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사실적으로 표현된 작품들. 바로 예술 장르 중 하나인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된 작품들입니다. 선명하고 실제적인 이미지로 관람객들에게 큰 감탄을 불러일으키고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줍니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큰 감동을 주는 극사실주의 표현 기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극사실주의는 1960년대 후반 팝아트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시작된 새로운 경향의 회화 및 조각으로,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 수퍼리얼리즘(Superrealism) 등으로도 불리웁니다. 주관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진보다 더 사실적이고 실제적인 묘사로 화면을 구성하여 왜곡없이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표현합니다. 작품 대상은 대부분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 풍경, 일상 등이며 이들의 순간이 포착되어 생생하고 정확하게 그려집니다. 작가들은 냉정한 관찰력과 객관적인 시각을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 대상을 직접 보고 느끼는대로 표현하기보다 사진으로 촬영된 것을 다시 그림으로 옮겨 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합니다. 극도의 현실적 모사라는 형식적 틀이 있지만, 관람객의 입장에서 감상하기 쉽고 재미있다는 특징이 있지요.
극사실주의 기법이 작가들의 의도에 따라 왜곡되는 화면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실제를 표현하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색채와 형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술 작품을 처음 접하여 감상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시각적으로 즐거운 재미와 경이로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사진보다 더 실제적인 생생함으로 관람객들이 마치 그곳에 와 있거나 소재로 쓰인 대상과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미술관을 생동감 넘치는 장소로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극사실주의 기법은 현대미술의 주요 회화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에도 사실적인 화면 표현으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요, 바로 올레드(OLED) 입니다. 올레드(OLED)는 백라이트와 같은 별도의 광원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3,300만개의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고 조절을 하며 색을 표현합니다. 기존의 액정 디스플레이 기술인 LCD는 백라이트의 빛으로 색을 표현하기 때문에 완벽한 블랙을 구현하기 어려워 인위적이고 흐릿한 화면을 보였다면, OLED는 빛을 전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깊고 선명한 화질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와 가까운 색을 구현하는 OLED를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명암비’와 ‘응답속도’ 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명암비(Contrast)’는 디스플레이에서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어두운 색과 가장 밝은 색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명암비가 높을 수록 화면의 구분이 뚜렷하고 보다 정확한 색상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보통 비율로 그 값을 표현하는데 명암비가 100:1 이라면 흰색 화면이 검은색 화면보다 100배 밝다고 해석됩니다. OLED는 완벽한 검은색 화면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명암비가 거의 무한대인 디스플레이로, 사람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어두움과 밝음의 차이를 명확하게 재현해줍니다.
‘응답속도’ 는 하나의 픽셀이 꺼졌다 켜지는데 걸리는 시간인데요,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들이 꺼졌다 켜지는 시간이 빠를수록 잔상이 남지 않아 더욱 깔끔한 화면 출력이 가능합니다. LCD의 응답속도가 5m/s인 반면, OLED의 응답속도는 0.001m/s로 약 5,000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 그만큼 깔끔한 화면 출력으로 몰입감도 뛰어나겠죠.
위와 같은 OLED 특장점으로 인하여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는 화면은 마치 극사실주의 작품을 감상할 때와 유사한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실제로 보는 일상의 것들이 화면에서 그대로 재현되니까요. 밝은 화면에서는 빛을 받은 풀들의 푸릇함과 나무의 결 등이 모두 생생하게 담겨 보여지고, 어두운 화면에서 또한 사람의 표정, 물에 비친 도시의 조명 등이 섬세하고 정확하게 표현되어 OLED가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칠 수 있던 화면에서 깊은 감성을 마주하게 되죠. 장소가 어디가 되었든 화면을 통해 그곳을 우리가 생동감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집을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갤러리로 만들어줄 수도 있고요. 이처럼 앞으로 OLED가 우리 주변의 공간을 얼마나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 줄 지, 그리고 우리에게 얼마나 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지 향후가 매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