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alk with 정재호
아직도 내게 너무 먼 OLED? 이제는 가까운 OLED
이번 칼럼에는 제가 작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직접 올레드(OLED) TV를 사용하며 느꼈던 OLED 디스플레이의 장점과 제가 바라보는 OLED 기술의 미래에 대해서 다뤄볼게요.
올레드(OLED) TV를 처음 회사에서 만났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저를 실망시킨 적이 없어요. TV를 켤 때마다 설레고 끌 때마다 아쉬운 기분이었죠.
500원짜리 두 개 겹친 정도의 얇은 두께에 로고가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베젤이 얇아서인지 첫인상부터 강렬했어요. 얇은 베젤 덕분에 갤러리 모드를 켜 놓으면 정말 액자에 작품을 걸어놓은 것처럼 보이더군요. 기존 TV 대비 전력 소비량도 적어서 TV로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검정 박스가 아닌 액자 또는 라이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니 칙칙했던 사무실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어요.
올레드(OLED) TV를 통해 보는 작품들은 다른 TV에서 보이는 작품보다 유난히 색 표현과 밝기 표현이 정확한데요, 어떻게 이렇게 생생할까요? 액정과 백라이트를 사용해 이미지를 송출하는 LCD TV와 달리 액정과 백라이트 없이 수백만 개의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자체발광” 하며 빛과 색을 만들기 때문에 훨씬 더 작품의 색과 채도를 정확하게 구현합니다.
많은 분들이 QLED와 OLED의 차이점을 여쭤보셨고, 실제로 QLED와 OLED 기술을 동급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QLED TV의 두께를 보면 올레드(OLED) TV보다 훨씬 두꺼운 걸 확인하실 수 있어요. 사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QLED는 자발광 LED가 아닌 백라이트가 필요한 개량형 LCD TV입니다 그래서 두께가 두꺼울 수밖에 없죠. 백라이트 때문에 QLED는 밝기가 올라갈수록 블랙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따라서 저희 회사 디자이너가 제품이나 UI/UX 이미지 렌더를 돌리고 원하는 색감으로 잘 나왔는지 확인해보고 싶을 때 LCD 모니터보다 훨씬 더 정확한 올레드(OLED) TV를 통해서 확인하더군요.
LCD TV는 백라이트에서 쏘는 빛이 액정과 Color Filter를 통과하며 색을 표현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액정의 면을 보기 때문에 다른 각도에서는 어둡고 왜곡된 화면을 보게 되죠. 하지만 올레드(OLED) TV는 백라이트와 액정없이 자발적으로 빛과 색을 내기 때문에 훨씬 더 넓은 시야각을 가집니다. 덕분에 회의를 진행할 때 프로젝터 대신 올레드(OLED) TV를 통해서 자료를 함께 확인합니다.

시야각 차이
올레드(OLED) TV로 회의를 한창 진행하다 저희 직원분이 OLED의 남다른 화질 때문에 오히려 눈에 악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하셨어요. 텍스트 콘텐츠에서 비디오 콘텐츠로 시대가 바뀌면서 스트리밍 기기 (휴대폰, TV 등등)는 현대인들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트리밍 기기의 장시간 사용으로 현대인들의 눈의 피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요.
올레드(OLED)는 눈의 피로의 원인이 되는 Bluelight (블루라이트, 청색광선) 방출량이 QD-LCD 대비 적기 때문에 눈에 피로도를 덜어줍니다.

Bluelight 방출량
얇고, 밝고, 화질도 좋고, 왜곡과 눈에 피로는 덜한 OLED 정말 대단하죠? 대단한 만큼 OLED의 발전이 TV시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요. 한 해의 가전 기술의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CES가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습니다. CES에서 Rollable OLED TV와 투명 OLED는 전 세계인의 극찬을 받았어요. Rollable OLED 와 투명 OLED를 보니 멀지 않은 미래에는 정말 많은 곳에 OLED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롤러블과 투명을 활용한 미래 올레드
차량 전면 유리를 투명 OLED로 만들고 내비게이션 정보를 AR(증강현실)로 보여주면 어떨까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한 채 길 안내, 목적지 표시, 현재 속도 등의 기본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AS)을 통한 차선 이탈 경고, 전방 충돌 위험 경고까지 확인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최근 들어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워치, 스마트 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에어팟), 권렬형 담배 (IQOS, LIL), 전자 담배(JUUL) 등 소형 휴대용 전자기기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소형 전자기기는 아무래도 작다 보니 배터리 용량도 작고 여유 공간도 작아요. 따라서 전력 소모도 적고 정말 얇은 OLED가 소형 전자기기와 잘 어울린다 생각해요. 제가 운영 중인 스타트업에서도 스마트 건강관리기기를 개발 중입니다. 얇은 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면 기구를 얇고 작게 만드는데 훨씬 유리하고 그만큼 하드웨어 디자인도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OLED와 함께라면 소형 기기에서도 시원시원한 화면을 볼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웨어러블 기계 안에 들어갈 소형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옥외 광고와 같은 대형 디스플레이에도 OLED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OLED는 구조가 단순한 만큼 두께가 상당히 얇아서 돌돌 말릴 정도로 유연해요. OLED의 특성을 활용하면 건물 내 원형 혹은 사각기둥과 같은 버려지는 공간에도 광고를 넣을 수 있고, 건물 외벽 모서리 부분에도 광고를 넣을 수 있겠네요.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도움을 주고 있는 OLED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