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편집자인 나처럼 온종일 영상을 보며 하루를 보내야 한다면, 그 누구든 가능한 최고의 디스플레이나 적어도 주머니 사정이 허용하는 수준에서 최선의 디스플레이를 쓰고 싶다고 간절히 생각할 것이다.
Sony의 BVM-X300 30 inch 4K TriMaster EL OLED 같은 방송전문가용 OLED 모니터의 경우 35,000파운드(한화 약 536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의 경우 내가 지출 가능한 금액보다 상당히 비쌀뿐더러 작업에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스펙이 과하다.
한편, 최근 몇 년 동안 앞서 언급한 제품의 약 10분의 1 정도의 가격에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OLED TV 가 출시되어 왔다. LG 같은 제조사들은 전문가층 소비자의 니즈를 특히나 잘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캘리브레이션 제어판에 접근 가능한 기능을 지원하는 등 편집 및 컬러 그레이딩 작업에OLED TV를 이용할 것인지 소비자가 고민해 볼 만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본 포스팅에서는 포스트프로덕션 작업에 왜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LG측에서 글 작성을 위해 55″ OLED E8 (2018) TV를 친절히 제공해 주었다. 받은 제품은 2018년도 모델이고, 포스팅을 작성하던 당시엔 2019년도 모델은 영국에 출시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18년도 모델과 19년도 모델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포스트 프로덕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아래의 업그레이드 사항들은 상당히 유용하다.
• 2세대 인공지능 알파9 탑재
• 미세 입자 단위의 화면 제어 개선
• 최대 휘도 컨트롤 접근성 개선
• HDR 톤 매핑 사용자 설정 및 캘리브레이션 툴 개선
• eARC 지원 등, HDMI 2.1 기능 지원
하지만, 곧 19년도 제품이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고, 일반적으로 전년도 모델을 할인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을 획득하기에 지금이 최적의 시기이다.
실례로, 인기상품인 LG 55″ C8 OLED의 가격이 $1599.99(한화 약 190만원) 에 비해, 19년도 C9의 가격은 $2,499(약 297만원) 전후로 책정되어 있다.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OLED TV에 대한 기술적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는데 아래 3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 전문 TV 캘리브레이터이자 리뷰어인 Vincent Teoh가 운영하는 HDTVTest 라는 유튜브 채널이다. TV와 모델들 간의 기술적 비교를 진지한 표정으로 유머러스하게 전달하는 마치 금광 같은 채널이라 할 수 있다.
• RTings.com은 특히 LG C8/E8 모델에 대해 뛰어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그 뿐만 아니라, TV 9대를 1년 동안 하루 20시간씩 켜두며 장기간 ‘번인(burn-in)’ 테스트를 진행해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제공하기도 한다.
• Mixing Light.com의 Portrait Display’s Tyler Pruitt 인터뷰는 본 포스팅에서 캘리브레이션에 관한 내용을 작성할 때 특히 도움이 되었다. 최근에 Mixing Light 팀원들은 돌비 비전(Dolby Vision) 제작을 위한 최고의 12부작 무료 트레이닝 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OLED TV를 이용한 영상 편집
그렇다면, OLED를 사용해 편집했을 때의 장점은 무엇일까? 또, OLED를 이용해 최고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 알아야 할 기술용어와 절차는 무엇일까?
‘OLED를 포스트 프로덕션에 사용하면 무엇이 좋은지’ 귀가 솔깃해 질 만한 이유를 아래에 간략히 적어 보았고, 여기에 언급된 이유는 모두 LG에서 제공한 LG 55″ E8 OLED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화질 – 완벽한 블랙, 선명한 컬러, 넓은 색역, 높은 명암비와 HDR 지원
OLED는 각각의 픽셀을 꺼 빛이 전혀 발산되지 않아 완벽한 블랙컬러의 구현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시각적으로 훌륭한 명암비를 구현한다. 여기서 명암비란 가장 어두운 픽셀과 가장 밝은 픽셀 사이의 범위를 말한다.
또한, OLED의 경우 하나 하나의 픽셀이 광원이기 때문에 블록 단위의 ‘로컬 디밍’을 사용하는LCD TV와 달리 픽셀 디밍을 사용하여 이미지의 가장 밝은 부분에서도 헤일로 현상(halo effect)이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전체적으로 정교하게 디테일을 표현해 이미지를 풍부하게 구현한다.
디스플레이에서 낼 수 있는 최고 밝기에서 하이라이트 부분의 포화도가 약간 낮아질 수 있지만, LG E8 OLED는 DCI-P3 디지털 시네마의 색 영역을 대부분 다 표현할 수 있다. (색역은 디스플레이가 재현할 수 있는 색상의 폭을 말하며, 컬러볼륨은 디스플레이가 전체 밝기 범위에서 그 색들을 얼마나 잘 재현하는지를 말한다.)
이는 결국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매우 생생하고 강렬하게 색이 재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어떤 영상을TV 로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잘 제작된 UHD나 4K HDR 콘텐츠와 같은 품질이 좋은 이미지를 띄울수록 디스플레이가 제 성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이미지의 크기와 해상도
LG E8은 3840 x 2160 픽셀의 UHD 4K TV로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애플 TV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나 UHD 블루레이로 UHD 4K HDR 콘텐츠(블루레이는 1920 x 1080 SDR HD만 가능)를 감상하기에 완벽하다.
TV 크기가 55인치, 65인치, 77인치까지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대형 클라이언트 모니터 용도 또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네이티브 픽셀 사양에 가깝게 보고 싶을 때, 대형 그레이딩 모니터 용도로 사용하기에 이상적이다. 대형 디스플레이로 프로젝트 작업을 하면, 작은 화면에서는 놓쳤을지도 모를 디테일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 편집실에는 65인치나 77인치TV를 넣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충분한 거리를 두고 앉아 편히 화면을 볼 수 있는 크기의 작업 공간이 있다면 클라이언트도 고품질 디스플레이로 작업물을 시청하는 것을 더 좋아할 것이다.
나는 4K(4096 x 2160)모니터인 LG 31MU97도 가지고 있는데, 이 장비로 편집 작업을 하루 종일 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 모니터로도 풀스크린으로 픽셀 하나하나를 완전한 4K 이미지로 볼 수 있겠지만, 내가 창작 중인 작품을 볼 수 있는 대형 세컨드 디스플레이가 있다면, 이 역시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다.
넓은 시야각
대부분 편집 혹은 그레이딩 작업실은 모두가 디스플레이를 정면에서 마주 보는 구조이다. 하지만, 시야각이 낮은 디스플레이에서는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나 명암의 왜곡이 심해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작업물이나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심하는 불신의 싹을 틔우게 할 수도 있다.
OLED TV의 또 다른 장점이 바로 넓은 시야각으로, 이런 문제 없이 이미지를 훌륭하게 보여 줄 수 있다. TV가 거실에 있는 경우, 어느 누가 TV를 정면으로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있지 않더라도, 모두가 만족스럽게 TV를 시청할 수 있다.
쉽고 우수한 TV 캘리브레이션
MixingLight.com 같은 곳에서 일하는 컬러리스트들에게 계속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캘리브레이션을 제대로 하면, LG C8 및 E8 모니터가 훨씬 값비싼 방송용 모니터들과 나란히 놓고 보았을 때도 정확하고 만족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제대로 캘리브레이션 된 모니터의 장점은 클라이언트가 누르스름한 가로등 불빛 아래를 달리는 택시 뒷좌석에 앉아 자신이 아이폰으로 보고, 컬러 그레이딩이 이상한 것 같다는 피드백을 주더라도,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로서 자신이 보고 있는 이미지가 정확하다는 확신을 준다는 점에 있다.
LG와 캘리브레이션 소프트웨어 CalMAN의 제작사인 Portrait Displays(SpectraCal의 소유사)사와 파트너십 덕분에 이제는 소프트웨어로 TV의 1D 및 3D LUT에 직접 액세스해 정확하게 캘리브레이션을 할 수 있다. 별도의 LUT 박스를 통해 이미지를 보지 않아도 되며, 이에 대한 비용 역시 지불할 필요가 없다.
19년도 LG C8과 E8 모델은 이제 자체 테스트 패턴 생성 기능도 갖추고 있어, 별도의 하드웨어 기반 패턴 생성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이로 인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